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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글씨의 단점

본 것은 3월 이때쯤 이지만 한창 이벤트를 사람들이 하고 있을 때 올리면, 검색어 유입된 누군가가 이걸 보고 까려고 하는 글인 줄 알까봐 지금 올린다.

종이에 예쁘게 글씨가 박혀있는 걸 보면 왠지 흐뭇해진다. 따뜻한 마음을 안고 있다면 더 그렇다. 하지만 손으로 쓴다는 건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HyoJin Kim(@jinnning)님이 게시한 사진님,


ㅎ…호옹이? 한국 인구.. 아니 세계 인구가 100억도 안되는데, 뭔가 이상하다.
해당 이벤트로 더 검색해 보았다. picsart스크립트가 오류가 나므로 embed코드에서 제거했다. 출처는 http://picsart.com/i/192893597002201

천여명이 손글씨로 쓰인 것을 보고 따라 쓰다가 천억명이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굳이 안 좋게 말하자면, 소아암 환자들을 돕기 위한 캠페인이라기 보다는 소아암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기 위한 이벤트인데1 손으로 글을 쓰면서도 소아암 환자가 1년에 몇이나 나오는지 알지 못했다는 것은 안타깝다. 하지만 이벤트의 형식을 봤을때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플라스미드를 딥 프리저에서 찾던 기억이 떠오른다. 다들 손으로 써놔서 뭐라고 쓴 건지 알아보기도 힘들고, 당시 랩에 있던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썼어도 알았지만 지금 남아있는 사람은 알아먹을 수 없는 별명을 써놓기도 했다. 이걸 공책이나 문서로 정리한 것도 소용이 없는데, 같은 사람이 똑같이 손글씨로 써놨기 때문이다. 컴퓨터 문서로 타이핑하고 부가 정보를 기록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2 결국 정리가 안되니 새로 들어가는 샘플도 수기 기반으로 처리되고.. 정석대로하자면 못 알아먹는건 다 빼내고 알아먹는 것만 모아 정리하고, 못 알아 먹는 애들을 수소문해 찾아내야 하지만 저온실이 체질인 사람은 극히 드물다.

그래서 난 손글씨는 정자로, 큼직한 글씨로 쓰인 것만 보고 싶다.